더 알고 싶은 심리학 - 한국심리학회
도서관에서 심리학 관련 책을 찾다가 보여 고른 책으로, 한국심리학회에서 낸 대중적인 교양서라고 한다. 여러 심리학과 교수들이 한 챕터씩 쓴 책으로, 쉽고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고, 나에게 흥미롭지 않고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한 챕터도 있었다. 최신 지견을 일반인의 수준에서 맛볼 수 있는 책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 착시의 공통점은 한 대상의 지각은 주변의 대상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비교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지각하려는 대상의 물리적 속성을 해석하여 심리적 속성으로 바꾼다. 그래서 물리적인 세상에서는 동일한 물체도 우리의 심리적 세상에서는 다른 물체가 될 수 있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26p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리 뇌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어서, 그 제한된 능력으로 복잡한 시각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서 시각 시스템이 가져야 할 것은 완벽한 정확도가 아닌 효율성이어야 한다. 효율성을 위해서 어느 정도 포기하는 정확도, 그것이 착시라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30p
우리의 지각이란 무엇일까? 지각의 목적은 우리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착시를 통해 보이는 지각 실패 사례는 우리 지각 과정의 본질을 불완전성으로 이해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 지각 과정의 본질은 정반대에 있다.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서 얻어진 정보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착시처럼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부 환경을 파악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깊이에 대한 정보가 손실된 상태의 망막 상의 이미지에서 거의 완벽하게 3차원의 물리적 환경을 마음에서 재구성하는 것처럼 우리 지각 과정의 본질은 실재의 회복이다.
지각은 물리적인 세상을 우리 마음 안으로 가져오게 하는 연결고리이다. 지각 과정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우리가 이 물리적인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도록 훌륭하게 우리의 마음속에 물리적인 세상을 멋지게 만들어 내는 나름 매우 든든한 연결고리이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31p
심리학의 범위가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는데, 나에게 흥미로운 이런 지각심리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사람의 감각기관은 완벽하지 않으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효율적이게끔 구성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불행히도 이 메타인지를 증진시키는 지름길이나 왕도는 없다. 다만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친숙함과 실제 아는 정도의 괴리를 ‘확인’하여 줄여 나가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설명하기’의 일상화이다. 설명은 필연적으로 인과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인과관계는 우리의 언어에서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게 한다.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중간중간에 이 왜냐하면 다음에 오는 말들을 모를 경우, 우리는 메타인지의 잘못된 판단의 결과표를 받아들고 있는 것이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41p
메타인지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른바 ‘백지보다 오답이 낫다.’는 사실이다. ... 제대로 배우려면 실수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제대로 된 실수는 자신감 있는 실수를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확신을 가지고 저지른 실수나 오답이 나중에 바로잡히게 되면 훨씬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즉, ‘과감하고 자신 있게 틀려야 나중에 더 잘하게 된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46p
실패나 실수는 누구라도 한다. 하지만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실패나 실수가 되더라도 말이다. 그래야만 새로운 정답을 더 잘 기억하고 일상생활에 더 잘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47p
메타인지에 관한 내용도 나오는데, 성적이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이 메타인지 능력이 좋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설명’을 통해 배우는 게 매우 많다는 것에 동의하는데, 고등학교 시절까지 수학을 매우 잘해왔던 나는 주변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여러 문제를 풀어주고 이해시켜달라고 요구를 받았고, 그러한 경험들을 통해 더 잘하게 되었던 것 같다.
정리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해서 한 일은 다른 합리화 수단이 없다면 설사 그것이 자신의 원래 생각과는 다른 행동이라도 그 행동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 태도 및 생각을 수정하게 된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149p
이 장에서는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오히려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살펴보았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156p
우리가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환상일 수 있다.
오늘도 우리는 아침부터 수많은 행동을 했고 그 행동들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기초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우리의 믿음은 행동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사후적으로 추론한 인지적 환상일지도 모른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165p
이 부분은 생각과 행동이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인데, 보통 우리가 생각하기에, 생각이 행동을 이끈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많다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연구에서 파생되어서 행동치료 및 인지행동치료가 발전한 것 같다.
... 우리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무언가 ‘결정’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우리의 선택은 상황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일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는 일종의 착각을 가질 뿐, 실은 심리학자나 마케터들이 잘 설계한 선태의 장 안에서 우리는 그들이 예견하고 있는 행동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할 대상(대안)이 얼마나 높은 가치를 갖고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평가하는 대상의 객관적 가치는 비교적 고정적이고 불변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대상에 대한 우리의 가치 판단이나 선호는 주관적이며 가변성을 갖고 있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319p
심리학 연구들이 사람이 어떻게 선택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여러 가지 경제적인 마케팅에 활용되어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잘 모르지만 이러한 영향에 의해 우리는 오늘도 이 물건을 사야 할 것 같으니 사고 또 소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 연구는 우리는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존재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와 욕망과 관점에 따라 찍고 싶은 장면을 찍고, 찍은 후에도 다양한 편집술을 이용해서 실제와는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낸다.
자기중심성에 대한 심리학 연구는 우리로 하여금 좋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 하나를 가르쳐 준다. 바로 우리의 주관적 경험이 객관적 사실이 아닐 수 있으며, 타인의 주관이 반드시 오류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이다.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자기를 준거점으로 삼아 해석하게 되면, 의견과 취향이 다른 타인은 늘 비상식적이고 이기적이며 편향된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326p
순수하게 이타적이어야 이타적이라는 기준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타적 행위를 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내 안에 어떤 이기적 의도도 없는가?’ ‘나를 위해 남을 돕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기 점검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타적 행위를 한 사람을 이기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 자세, 이타적 행위를 한 기업이나 사람을 인정하려는 자세, 궁극적으로 이기성과 이타성의 공존을 인정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중 332p
여러 심리학 연구들로 사람의 심리 기전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철학적, 윤리적인 영역에서도 심리학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상상하고 사고했을 뿐이지만,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사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객관적인 과학적 연구가 정확한 진실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사고할 수 있을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기심/이타심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논의와 주장이 있지만, 심리학적으로는 한 개인의 이기심/이타심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것은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 그 사실보다 중요하다는 것에서도 나오는데, 심리학적으로는 논란이 되는 논의에 대해서 한 개인이 어떤 믿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결과를 다르게 도출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믿음/신념에 대해서도 심리학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심리학이라는 과목은 최근 인간의 사고체계에 관해 과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과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