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 성영신 외

한국심리학회에서 2003년 정도 쯤 뇌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는데, 그시기 강의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2004년도에 나온 책이어서 최근 뇌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오래된 책으로 느껴졌다. 이 책에서 뇌과학을 바탕으로 심리학적으로 푸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가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최근 경향을 배우는 데에는 좋지 않은 책이다. 그래도, 빌린 책이어서 끝까지 읽어는 보았다.
엘리엇은 감정이 없으면 이성적인 행동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성적 행동이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그의 사례는 우리가 여러 가능한 행동들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그것이 올바른 것이라서기보다 특정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 동반되는 감정 때문임을 시사한다. 다시 말하면 이성적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감정은 방해가 되는 게 아니라 필수요소인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중 234p
우리는 모더니즘을 지나 현재는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를 살고 있지만, 학문 영역 특히 과학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아직도 모더니즘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과학적인 방법이 가장 객관적인 것에 가깝고 가장 진리에 가깝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학문 영역은 아직 인간의 이성을 중요시하는데, 이 이성에 관해 감정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이다. 사람은 감정이 없을 때 도덕적 판단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람이 오로지 이성에만 근거하여 판단하지 않고 감정이 판단에 많은 영향을 미침을 보여 준다.
좀더 넓게 보면, 뇌가 신경생물학적인 면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모두 밝혀낸다고 하더라도 뇌의 그런 작용의 결과 ‘왜’ 우리가 어떤 (감정을 포함한) 의식적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이 보여주는 것은 최소한 우리의 감정, 더 나아가 마음은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뇌와 마음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 뇌의 작용을 더욱 깊이 연구하면 언젠가는 우리의 마음도 설명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중 238p
2004년 당시의 글로, 현재는 뇌과학이 더 발전하여 조금 더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뇌는 아직도 모르는 게 더 많은 분야로 알고 있다. 과학이 이전에 알지 못하던 여러 가지 것들을 밝혀내고는 있지만, 여러 과학철학자가 주장하듯이 분명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과학이 밝혀내는 것들은 매우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