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심리학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박진영

머욤 2020. 6. 12. 21:04

 

 

이전에 읽었던 심리학 일주일의 작가가 그 책 이전에 썼던 책으로,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 일주일보다 더 가벼운 내용이 많았으며, 주로 소속 욕구, 인간관계에 집중하여 쓰여 있었다.

 

 

소외된 사람(공을 잘 받지 못한 사람)은 우선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내 의기소침해진다. 기분이 급격히 나빠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고 이내 자존감이 곤두박질친다. 또한 어떤 일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낼 수 있다고 여기게 하는 통제감도 떨어진다. 이러한 통제감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또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통제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데, 소외감을 느끼면 우리 삶에 쏠쏠한 재미를 불어넣는 이 근자감마저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심지어 ‘나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답도 없고 생각하면 할수록 우울해지기만 하는 존재론적 질문들까지 하게 된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18p

 

간략한 실험만 하여도 소외감을 느낄 경우 이렇게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우울해진다는 실험이다. 이러한 실험들은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소속감과 같은 사회적 관계 및 일상적 삶에서 만나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려고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테다.

 

 

타인의 시선이 유독 자기 자신에게 집중된다는 착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것일 뿐이기 때문에, 즉 우리는 우리 자신밖에 알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 경험에 대해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결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 추론은 나의 느낌과 생각이 잔뜩 버무려져 상당히 주관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닻 내린 후 조정하기’라고 한다. 일단 내 주관적인 경험에 닻을 내린 후 이를 조금 수정해서 타인의 상태를 알아맞히려고 한다는 것이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54p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다면, 즉 일반화된 타자에게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다면 이들이 생각보다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당신의 원맨쇼임을 상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는 쓸데없는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괜찮은 방법이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69p

 

사람은 자아를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자기 자신에 관한 관심과 느낌 등에 관해서 많은 것들이 왜곡되고 이러한 것에 의해 여러 가지 신경증적 병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러한 결과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사람을 덜 찾는 이유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싫어해서가 아님을 말해준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성격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타인과 활발하게 어울리려는 이유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연구 끝에 연구자들은 외향성의 핵심이 흔히 생각하는 ‘높은 사회성’이 아니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외향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즐거움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으로, 그들이 타인과 활발히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 자체가(상대방이) 좋아서라기보다 즐거움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결국 내향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사람들과 덜 어울리는 것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겁지 않아서가 아니라,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즐거움을 찾는 욕구가 비교적 덜 하거나 혼자 있어도 지루하거나 심심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즉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본인이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편인지 생각해보면 된다는 것이다. 지루함을 쉽게 느끼고 새로운 자극이나 즐거움을 끊임없이 찾으려고 한다면 외향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다면 내향적일 가능성이 높다.) 또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하튼 결론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는 것이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103,104p

 

이 부분은 외향성/내향성에 대한 핵심을 말해준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상관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람과의 관계가 좋을수록 행복을 더 잘 느낀다는 것은, 결국은 사람에게 있어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의 경우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람간의 관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잘 대처하지 못하여서 그만큼 사람 만나는 것이 힘들어지고 즐거움과 행복을 덜 느끼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에 나의 경우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기술을 배우고 두려움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보통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도 물질적, 사회적 자원(많은 돈과 높은 지위)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즉 이들은 상대적으로 행동의 제약도 별로 없고, 멋대로 살아도 벌을 받는 일도 거의 없다.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하고 싶은 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면박을 주거나 심지어 욕을 해도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같은 행동을 했을 경우 절대 괜찮을 수 없다는 점과는 굉장히 다르다. 권력 관련 연구들로 유명한 심리학자 대처 켈트너는 이렇게 권력자들은 맘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별로 느끼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지 않은 채 살아갈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266p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을 갖는 것 자체가 우리를 상당히 움츠러들게 만들고 수행 또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윗사람은 계속해서 기세등등한데 아랫사람은 계속해서 움츠러들고 게다가 일도 잘 못하게 된다면 아랫사람은 점점 더 윗사람이 될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지고 계속해서 아랫사람으로 남게 될 확률이 높다질지도 모르겠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중 267p

 

이 부분은 직장생활에 있어서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들로, 우리나라보다 덜 수직적인 서양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결국, 직장생활의 어려움은 상사가 바뀌길 기다리거나, 계속해서 견디거나, 피하거나... 정도일 수밖에 없어 보이긴 한다. 직장생활에서 심리학을 활용할 수 있을 여러 대처방안도 최근에 나오지 않았을까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