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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머욤 2020. 3. 4. 12:24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에르빈 바겐호퍼 , 자비네 크리히바움 , 안드레 슈테른

하지만 나는 빠르게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드는 대로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 말이다.

 

그러한 사실을 확신하고 나자 두려움은 더 줄어들었고, 결국은 근거를 잃게 되었다. 나의 결심이 변덕이 아니라 오랫동안 무르익은 숙고의 결과이고 솔직하고 강한 확신에 근거하기에 결국 주위 사람들도 나의 결정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지 않다 해도 나의 나됨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캐서린 베이커는 자신의 책에서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정말이지 사람들(아이들과 어른들)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행성에서 살고 싶어. 너 그게 얼마나 재미있을지 상상이 가니? 한 사람에게서는 영화를 얻고 다른 사람에게서는 케이크를 얻고, 철학, 음악, 학문... 수십억 개의 꿈...”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중에서

 

학교는 언제 고안되었을까요? 표준화된 일을 하도록 인간을 준비시키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고안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시골을 떠나왔고, 이제 약간의 훈련을 투입하여 사람들이 아침마다 제시간에 출근해서 일을 하도록 하고, 지시를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지요. 이 모든 것은 산업 사회의 패러다임이었어요. 누군가가 무슨일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훈련시켜 그들로 하여금 나중에 그런 일을 담당하게끔 하지요.

안드레아스 슐라이허(OECD 교육국장)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중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이마에 구제불능이라고 쓰자마자, 우리가 누군가를 진단하고, 그를 어느 상자 속에 넣고, 거기에 다운증후군, 과잉행동 장애, 난독증, 읽기 쓰기 장애, 행동장애라고 쓰자마자, 우리가 뭔가를 하자마자 우리는 문제를 만들게 돼요. 명목상으로는 아이를 위한다지만 말이에요. 아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텐데 말이죠.

게랄트 휘터(뇌 과학자)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중에서

 

이 책의 저자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에르빈 바겐호퍼는 오스트리아 신문 <스탠퍼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유년기뿐 아니라 전 인생이 변질되었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유익을 갖지 않는 모든 것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좋은 사람으로 살 것인가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돈이라는 가치에 매몰된 시스템 안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열심히 일을 한다. 소위 무한경쟁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세상 속에 아이들을 내보내기 위해, 아이들의 창조성을 희생시키며, 경쟁을 시키고, 서열을 매기며 인성과 건강을 뒷전으로 한다.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중에서

 

몇 주 전 도서관에 들러서 대충 표지만 보고 골라서 3주정도만에 읽은 책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며, 안토닌이라는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이 사례로 들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책 내용들은 공감하며 읽었지만, 안토닌의 사례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다.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교를 포함하면 나는 거의 20년의 학생시절을 보냈고, 대학교 졸업 이후에도 여러 번의 큰 시험을 치루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사실 대부분의 학교 공부들과 직장생활을 위한 공부들은 내가 직업을 얻고 그 직업에서 써먹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삶을 위해 필요한 기초지식들도 공부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내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많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소개하는 현대사회의 교육에 대한 비판은 내 경험적으로도 옳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 자신조차도 마찬가지로, 내가 재밌어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돈을 벌고, 내가 사회적으로 위치한 곳에서 맡겨진 일을 내 선호와 상관없이 일해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게 된다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일이나 삶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인들은 아무런 의문도 가지지 못한 채 그저 사회가 강요하는 교육 시스템과 직장 시스템에 갇혀 자신이 원하는 모습들을 발견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기독교인으로써는 하나님께서 내 현재 상황에 관여하시며, 내 일을 맡기신 것이라고 믿으며 순종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겠지만 말이다.

 

올해 일반적인 직장인정도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책들을 읽거나 고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있을 거라고 위안하며.. 몇 십 년 만에 독서 후기를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