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사 몇문장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때문에 영화관을 거의 가보지 못했는데, 어쩌다 기회가 되어 보게 된 영화였다. 평소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근처에도 가지 않는데.. 현재 볼만한게 이 영화밖인 것 같다. 몇년전에 "부산행"도 영화관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도 생각보다 무서웠었다. 부산행 영화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좀비와 달랐던 점은, 한국의 좀비는 매우 '빠르다'는 것..
이 영화의 좀비들도 매우 빠르고, 그래서 그런지 더 무섭다.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만큼은 아니겠지만..
무서워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집중해서 볼 수 있었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나, 한국영화 특유의 울음을 유발하게 하는? 부분도 조금씩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의 줄거리 및 결말은 두개의 대사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거의 끝부분에 나오는 대사로
할아버지(김노인) : (아이에게) 이런 세상에 살게 해서 미안하다.
이 영화의 배경 자체가 한국 전체가 좀비로 변한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것이기 때문에 이런 대사를 한다.
좀비로 가득찬 한국. 그리고 온 세계에서 버린 한국.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말하던 '헬조선' 이라는 단어를 표현한게 아닐까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그렇지만, 그 이후 UN 에서 온 Jane 에게 준이가 한 대사로,
준이 : The world I knew wasn't that bad either. (제가 살던 세상도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이런 말을 하는데, 이렇게 살만한 환경이 못되는 곳에서도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말인 듯하다.
우리는 우리의 환경이 나쁘네, 외국은 더 좋네 이런 불평을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말들은 정말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환경에만 몰두되어 불평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우리 주변과 가족들을 더 사랑하고 챙기며,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며, 더 나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있지 않나 싶다. 행복이란 것은 상황에 온전히 달려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