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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학

그들은 왜 더 행복할까 - 마이크 비킹

 

 1800년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이상 사회를 건설한다는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가난, 불평등, 기타 사람들이 비참함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들이 완전히 제거된 유토피아를 꿈꿨다. 이런 시대 분위기에 편승하여 독일의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공산주의의 바탕이 되는 원칙을 수립했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원칙이었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공산주의의 약속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사회조사>와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예전의 공산주의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축에 속했고 자살률도 상당히 높았다.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그렇다. 공산주의는 분명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그 사회적 모델들을 현실화시키는 데 실패했다.

51p

 

요즘 행복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지나가다 고른 책이었다. 평범한 심리학책이며, 뭔가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여겨지는 덴마크 출신의 심리학자가 덴마크는 왜 다른나라와 다른지, 왜 더 행복한지에 대해 조금씩 내용을 써 놓았다.

 

 

 에리카 앤더슨의 결론은 단발 사건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말 대여소 에피소드는 덴마크의 신뢰수준을 잘 보여준다. 덴마크 사람들은 서로 신뢰한다.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에게도 그렇다.

대부분의 행복연구자들은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행복한 이유 중 하나로 높은 신뢰수준을 꼽는다. ...

 조사를 통해 공동체의 신뢰수준과 행복수준 사이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유럽 국가들은 신뢰에 관한한 세계 기록을 갖고 있다. 북유럽 사람 4명 중 3명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신뢰한다는 수치는 4분의 1로 떨어진다.

178p

 

 자신의 삶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행복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낀다면 평균 수치 이상으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조사에 따르면 잘 발달된 민주적인 제도를 갖춘 나라의 국민이 삶에 대하여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덴마크 유권자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정치인들을 신뢰한다. 대부분의 덴마크 사람들은 정치적 결정에 참여하며, 행정능력이 뛰어나고 부패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건강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 덴마크가 행복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여러 요인들 때문이다.

181p

 

 유엔, EU, 지역정치인 등을 신뢰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그 나라의 전반적인 웰빙수준도 높아진다. 덴마크에는 부패가 거의 없고, 이것은 덴마크 사람들이 정치체제를 신뢰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덴마크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182p

 

 공산주의 체제는 이상은 높았지만, 권력이 공산당이라는 1당 체제로 집중되면서, 부패하고 타락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 부패한 정치인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신뢰는 더 감소할 것이고, 사회도 잘 돌아가지 않고, 일반 국민들은 불행을 더 느끼게 되고, 결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핀란드,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의 교육과 정치체제에 관해서 여러 책을 읽어 보게 되었었는데, 북유럽은 매우 행복한 나라이면서, 부패지수는 매우 낮고, 정치인들은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유럽의 경우, 정치인들의 월급과 권력 같은 것들이 결코 좋지 못하기에, 정치인 자신들만을 위해 이기적이게 되기보다는, 국민을 위해 일을 하게 되고, 결국 국민이 잘살고 행복하게 되는 사회가 만들어지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OECD 중 자살률 1위인 나라, 헬조선 이라는 단어 및 통계로도 알 수 있듯이, 매우 불행한 나라다. 원인으로 집단주의 문화를 포함한 것도 들 수 있겠지만, 정치나 사회체계도 한몫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정치인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최근 느낀 것으로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과 고위 공직자들은 권력을 매우 많이 부릴 수 있는 체계로 보인다. 그래서 권력의 맛에 취하게 되고, 집단주의적으로 더 부패한 집단이 되어버리고, 국민은 신뢰를 잃어버리고, 서로 갈라져서 싸우고, 이러면서 더 불행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나 정치체계를 한순간에 바꾸기 어려워 보이므로, 우리나라가 행복한 나라가 과연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들게 되는 요즘이다.

 

 

 그런데 돈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에는 또 다른 반전이 있다. 부가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을 증진시키지만, 부에 대한 추구는 때때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리가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좋은 일이지만, 더 많은 돈을 원하는 것은 그리 권할 일이 못 된다. 물질적인 것을 갈망하며 더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덜 행복하다.

189p

 

이것은 여러 통계로도 사실이다. 돈은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이것은 한 개인이 돈을 더 많이 벌게 될수록, 그를 둘러싼 환경도 바뀌게 되고, 가진 것에 매우 잘 적응하여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가진 것이 많은 자를 더 잘 찾게 되고, 더 경쟁심을 불태우게 된다. 결국에는 부에 대해서는 경쟁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상으로는 건강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심리학책에서 행복하기 위한 요소들을 많이 다루지만, 이 책의 특징으로는 행복에 있어서 사회적인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행복을 쟁취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서로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그 사회 구성원들이 행복을 더 느끼게 되고, 그에 따라서 부가적으로 경제적인 이득도 따라오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부정적인 느낌만 들 뿐이지만, 이러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