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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학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 강현식

 

 

그렇다면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자유 의지가 없고, 그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일까? 물론 모든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자유 의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자유 의지보다는 결정론의 손을 들어준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원인을 가정하지 않으면, 즉 결정론을 가정하지 않으면 심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 유전이나 환경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중 62p

 

기능주의의 창시자인 제임스는 19세기에 일어난 일련의 과학적 발견으로 괴로워했다. 당시는 자연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생물학적인 원리를 알게 되면서 결정론과 유물론의 사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던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정신과정까지 포함해 생명체의 모든 것이 물질로 환원될 수 있다면 자유 의지란 무엇인가? 이는 단지 착각일 뿐이고, 개인의 책임과 도덕성도 무의미한 것인가? 제임스는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 인간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에 빠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자살을 기도했다. 그렇지만 어느 날 프랑스의 철학자 르누비에의 글을 읽으면서 나름의 해답을 찾아냈다. 제임스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어제가 내 삶의 위기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르누비에의 글을 읽고 자유 의지에 대한 정의가 착각에 대한 정의일 필요는 없음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면에서 생각을 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착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것이다. 자유 의지에 대한 내 첫 번째 행위는 자유 의지를 믿는 것이다.

 

기능주의자가 된 제임스는 자유 의지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을 취했다. 이러한 제임스의 생각은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심리학 교과서인 ‘심리학의 원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자연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이야기할 때,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이 마침내 견고한 기반을 갖게 된 그런 종류의 심리학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과학이 되고자 하는 희망일 뿐이다.

심리학이 결정론을 근본가정으로 한다고 해서 모든 심리학자들이 자유 의지를 완벽하게 부인하면서 인간을 기계와 동일시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최근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에 대해 연구하면서 심신 구성에 있어 일원론이 아니라 이원론을 지지하는 다양한 증거들을 밝혀내고 있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중 63,64p

 

이상의 실험 결과는 ‘외재적 동기를 받았을 때 내재적 동기가 사라진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외재적 동기란 어떤 활동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금전이나 선물 같은 보상을 의미하며, 내재적 동기란 활동 자체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 등 사람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동기를 의미한다. 두 동기는 종종 부적 관계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활동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있는 상태에서 보상을 받게 되면 내재적 동기는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를 과잉 정당화 효과라고 한다. 자신의 행동의 원인을 보상으로 정당화시키는 과정이 지나쳤다는 의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 이유는 귀인 때문이다 .보상을 받는 경우에는 자신이 행동을 한 원일을 보상에서 찾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호기심이나 활동 자체의 즐거움에서 그 원인을 찾기 때문이다. 보상 때문에 공부를 하거나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했으니, 보상이 없다면 더 이상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의 부적 관계성은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우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과 낮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 중 어느 쪽이 자신의 일이나 직장에 대한 자부심이 높을까? 개개인의 상황마다 다르고,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는 후자의 경우가 더 높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중 109p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원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조건적으로 주어진다는 점이다. 어떤 것을 해야만 사랑해주고 인정해주겠다는 식이다. 물론 부모들은 자신의 자식 사랑이 무조건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부모는 아이에게 순간마다 어떤 행동을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한다. 만약 부모가 정말 무조건적으로 자식을 사랑해준다고 해도,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다. 좋은 성적과 학교, 높은 연봉과 뛰어난 외모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가치 있는 사람으로 대우한다. 바로 이것을 가치의 조건화라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자기실현과 유기체적 평가 과정을 내팽개치고, 긍정적 존중을 얻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은 결국 ‘자기가 원하는 진정한 자신의 삶’과 ‘조건적인 현실’ 사이의 괴리, 즉 자기와 경험의 불일치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 불일치는 불안을 유발한다. 분명 객관적으로는 행복을 느낄만한 조건에서도 내면적으로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 살지만, 정작 자신은 즐겁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자기와 경험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자신의 경험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 너무 커져서 이러한 대처가 효과적이지 않으면 결국 정신장애로 발전한다고 로저스는 말한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중 347p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생각과 감정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위협이나 협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죄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상대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내담자가 자신의 고집과 아집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제일 싫어하며, 누군가에게 속았을 때 큰 상처를 받는다. 또한 당장에는 불쾌할 수 있지만 솔직하게 피드백하는 사람을 경국 찾게 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담자의 솔직성은 내담자를 성장시키고, 더 나아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다른 심리치료 이론도 비슷하지만 특히 인간중심 치료는 육아 현장에 적용할 부분이 많은 이론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조건적인 칭찬이 아닌 격려를 하면서 무조건적인 사랑과 존중을 줄 때, 아니는 그 누구의 인생도 아닌 바로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자신의 열등감과 열망을 투사해 자녀들의 행복을 망치고 있는 것을 볼 때 로저스의 인간중심 치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중 349p

 

심리학 용어 사전이라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 용어에 대해 가나다 별로 개념정리를 해놓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라,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여러 실험 및 예시들도 소개되어있어 좋았던 책이었다. 심리학을 조금 접한 뒤 각 용어에 대해 정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