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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공부법, 독서법, 교육학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19세기 후반 독일 통일을 이끈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는 이렇게 말했다.

 “바보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

 역사는 사례 연구의 보고이므로, 자신이 그 사례의 당사자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자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에 대한 사례였다면 자신을 그 경영자에 대입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요컨대 역사란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대해 과거의 사례를 바탕으로 고찰하는 학문’인 것이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28p

 

독서법에 대한 책으로, 예전에 읽고싶은 책으로 분류해놓았던 책이었는데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책을 어떻게 읽고 그것을 자신의 일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서술되어 있다. 특이하거나 특별한 점은 없었으나,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추상화, 구조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고, 어떻게 정리하여 그것을 다른 곳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써놓았다. 지식을 단순히 얻기 위한 독서는 큰 의미가 없으며, 독학의 목적은 그것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므로, 활용하기 좋게 배우기 위한 방법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이 책에 나온다.

 

 

질문이 없다면 배움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기 위해 독학을 한다. 독학의 목적은 새로운 앎보다도 새로운 질문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41p

 

 일반적으로 지적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위험한 인식이다. 독서란 하는 방법에 따라 바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세기에 활약했던 독일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문장론>>에서 다음과 같이 독서의 공과 중 ‘과’에 해당하는 부분을 철저하게 고찰했다.

 “독서는 타인에게 세상을 대신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다른 사람이 생각한 과정을 따라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51p

 

작가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생각을 해보면서 정리하고 메모하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가, 책을 읽는 목적으로써 생각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게 더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책은 생각을 위한 자료 뭉치일 뿐인 것이다.

 

불안장애에 대한 치료 중 자신의 삶의 목적과 가치들을 정립하여 그것에 따라 중요한 것을 추구하고 나머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바라보지 않는 치료법이 나온다. 그것과 연관하여서 내가 독서를 할 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데,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지식을 얻는 것인지, 아니면 그 지식을 토대로 나만의 생각을 해보는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목적이 삶을 이끌어 가는 방향과 연관되듯이, 그 방향이 정해져야 다른 부수적인 것들도 따라오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중할 때 생기는 불안들도 자연스레 치료되는 것이다.

 

단순히 지식만을 추구하는 것과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는 것은 수동성과 적극성이라는 단어와도 연관된다. 수동적으로 지식을 보유하는 존재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내가 주체적으로 사상을 만들어가고 정립해가는 존재가 될 것인지의 차이이다. 내가 책을 읽고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아니면 사람의 지식의 한계를 알기 위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행위들보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믿음 때문에?

 

다 떠나서,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의미를 생산해내는 행위인 것 같아 보인다. 의미를 생성해내는 주체로써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차별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 자신의 존재가 구별되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 보인다는 것.

 

그렇지만 성경에서는 진정한 신앙은 자아에 대해 죽는 것이라고 하는 것 같다. 결국, 자아에 대한 것이 내 안에서 확실히 정리되지 않아 생각이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 자아는 살려야 하는 건지 죽여야 하는 건지, 그리고 자아가 죽여야 하는 거라면 에게 있어서 과연 '의미'란 것이 중요한 것인지.

 

지금까지의 생각의 흐름을 보면, 결국 의미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인 것 같다. 의미 있기에 내가 돈을 벌 수 있을 이 시간을 버리고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내가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의미 있다고 믿기에 나는 현재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며, 이렇게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의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

 

독서를 하는 방법 및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결국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는 이 작가의 주장처럼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이며, 생각의 재료가 되어야 하며, 결국엔 실생활에서 적용되어서 쓰여야 하나 보다.